아름다움을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궁궐을 테마로 벌써 세 차례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이렇게 행사를 준비했을 때 전시장을 찾아주신 관람객들은 자연스레 두 가지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칭찬과 축하로 힘을 실어주신 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작품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곤 하셨지요.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끊임없이 궁궐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아름다움이 저절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첫눈에 바로 와닿는 아름다움도 있었지만, 저의 경우에는 오랫동안 사귀며 소통하는 가운데 특별한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제가 발견한 아름다움들은 깊이 살피고 들여다보기 전에는 대부분 평범하게 지나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들이었다는 말입니다.
저는 태어나서 말을 배우는 과정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과정과 무척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부모와 자식이라는 가족 관계를 통하여 말을 주고받는 소통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결과 우리는 모국어와 생활방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서도 이렇게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이번에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주제는 바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에 관한 것입니다.
특별하고 매력적인 존재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
"천재와 둔재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떤 사람을 천재로 규정해야 하느냐에 대한 것부터가 사실 간단하지 않기에, 저는 이 말을 "비범과 평범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로 바꾸어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아시다시피 평범이라는 말은 그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경우라는 말이고, 비범이란 '평범하지 않다'라는 뜻으로 특정 분야나 여러 분야에서 탁월하거나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제가 소제목에서 '비범과 평범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비범과 평범 모두 소중하며, 평범은 아직 자신의 특별함을 알아채지 못했을 뿐 그 또한 무척 특별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런 주제의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문화컨설턴트로서 할 수만 있다면 평범에서 비범으로 나아가고 싶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비범의 영역으로 들어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답은 무척 간단합니다.
세상의 특별하고도 매력적인 존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함께 발전하면 됩니다.
어떤가요?
정말 쉽고 단순한 해결책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말씀드리면 또 그게 뭐가 쉽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요.
대체 세상의 특별하고도 매력적인 존재들을 찾아내는 문제부터 어려워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설마 특별하고도 매력적인 존재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제 이야기를 듣고 전세계의 대표적인 문화유산들을 찾아 떠나는 프로젝트 여행이라도 해야 하냐고 물으실 분들은 안 계시지요?
물론 그런 여행에서도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겠지만, 제가 지금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그런 종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벌써 짐작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저는 매력적인 존재들이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것들은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발견과 소통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끝판왕이다
사실 아름답고 위대한 작품들을 만날 기회를 준다고 하면 거절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세계일주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꿈처럼 행복할 텐데, 전 세계를 다니며 인류가 이끌어낸 대표적인 작품들을 감상하게 해준다니 어찌 마다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각자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로 인하여 여유롭게 여행을 떠날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겠지요.
우리들 대부분의 현실이 이렇다 해도 저는 절대 실망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나 일터 부근에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매우 특별하고도 매력적인 존재들이 지금도 자신들을 알아봐주기를 바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단지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내 주변에 아름다움이 자리해 있으니 지금부터 그것과 소통하겠다'라는 마음을 갖고 그 길로 들어서는 것입니다.
궁궐을 만나 자연의 창조물과 인간의 문화유산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면서, 저는 제 주변에 머물고 있는 존재들과도 아름다움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아름다움의 결을 발견하는 과정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돌 하나가 지닌 생김새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며, 제 책상 앞에 머물러 있던 펜 하나가 수없이 많은 손글씨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 뒤 쓸쓸히 퇴장하기까지의 과정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게 아름다움이고 감동으로 가득 차 있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저는 발견과 소통의 위력을 절실히 경험하였고 '아름다움과 소통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궁궐이나 다양한 장소에서 만나 말씀을 나눌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것만큼은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름다움은 자신을 간절히 찾는 이에게 그 문을 열어준다."라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 말이지요.
어쩌면 매력적인 요소들과 아름다움들이 여러분들을 먼저 발견하고는 자신을 알아보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이 세상의 수많은 매력적인 요소들과 마주보며 행복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2년 10월 7일
지금궁궐 025 [덕수궁20220920]
아름다움과 마주했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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