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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행

사진은 세상과의 만남이다

by 궁미남(궁궐에 미친 남자) 2022. 9. 18.

경회지 반영 버드나무
경회루 연못에 물그림자가 비친다.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민 버드나무 가지와 반영.

 

세상과의 소통을 사진으로 기념하다

 

1. 스마트폰, 우리에게 오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사진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진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은 유튜브나 여러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이 이 시대의 주요 흐름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성능의 사진기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이전, 다시 말해 아이폰 탄생 이전에는 휴대폰 사진기로 작품사진이나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는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사진촬영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좀 더 선명하고 고화질의 사진을 촬영하려면 촬상소자가 큰 DSLR[렌즈를 갈아 끼우는 방식의 사진기]을 구입해야 하지만, 스마트폰 또한 점점 더 큰 촬상소자를 채용하고 이미지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의 성능도 향상되면서 그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DSLR과 스마트폰의 가장 큰 차이 때문에 자꾸만 스마트폰으로 마음이 쏠리는데요, 그것은 다름아닌 무게의 차이입니다.

DSLR을 갖고 촬영하러 나서려면 가방 하나가 필수이지만, 스마트폰은 손에 폰 하나 쥐고 출발하면 되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DSLR 장비를 무겁게 들고 다니던 저 같은 사람도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 만족도는 어땠을까요?

저의 경우만을 말씀드리자면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촬상소자의 크기 차이로 인해 아직까지 스마트폰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사진을 얻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다만 사진 관련 공모에 참여하거나 반드시 DSLR로 촬영해야 할 경우를 제외하면 스마트폰은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더 많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 사진 공모전도 있기에 여기에는 당연히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야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휴대성에서 스마트폰은 DSLR을 압도합니다.

브이로그(vlog)처럼 일상을 기록하는 영상이 대세처럼 자리 잡고, 가벼운 사진으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이 시대에 무겁고 복잡한 장비를 이리저리 옮기고 설정하며 촬영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스마트폰이라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셀카봉이나 삼각대 등을 장착하여 상대적으로 쉽고 편하게 촬영할 수 있을 테니 소통 수단으로는 제격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무엇보다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소통이기에 스마트폰은 그 요구를 충분히 맞춰주는 능력 있는 비서이자 마음에 맞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되었지요.

 

2. 사진에 이야기를 담다

이렇게 사진을 담는 친구 같은 스마트폰이 우리를 찾아온 이후 삶은 무척이나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저처럼 무거운 사진 장비를 가지고 궁궐을 찾아다니던 사람도 때로는 가벼운 스마트폰만 지닌 채 사진을 찍을 때가 종종 있거든요.

앞에서 절반의 성공이라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는 DSLR을 들지 않아도 궁궐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처럼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온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큰 용기를 낸 것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사진 품질에 대한 강렬한 욕구 같은 게 있기 때문에 사진 장비가 무겁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가지고 다녔거든요.

그랬던 제가 스마트폰만으로도 만족하며 궁궐로 향하게 되었으니 저로서는 스마트폰 사진기가 절반의 성공으로 다가온다는 말입니다.

비록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결과물을 보며 아쉬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만족하는 부분도 적지 않으니 이 또한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저는 사진이란 이야기가 담긴 소통의 기록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말해서 DSLR이나 스마트폰은 그런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장비일 뿐이고 선택사항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소통하는가 하는 것이지요.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시야에 들어오는 존재들이 자기만의 목소리를 냅니다.

때로는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화음을 내기도 하는데요, 저는 그들과 소통하며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그중에는 사진 속에 등장하는 경회루 연못의 버드나무 가지가 자신의 물그림자와 소통하려 손을 뻗은 것처럼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사진이란 자칫 흘려보낼 수도 있는 이런 특별한 장면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여 세상이 우리에게 내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열정적 소통을 기념하는 사진

저의 사진에는 제가 누군가와 소통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열정적 대화의 결과물이기에 사진을 볼 때마다 그 순간에 대하여 이야기할 게 참 많더라고요.

이런 만남, 이런 포착을 통해 저의 사진세계가 앞으로도 세상의 특별한 존재들과 만나는 행복한 소통으로 가득 차길 바랍니다.

소통 이야기를 하자니 경복궁에서 만났던 명장면이 떠오릅니다.

국보 경회루가 있는 연못 서편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연꽃이 피어나는데요, 저는 이 꽃송이들이 피어나기 전에 그들에게 말을 걸고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 것인지 물어보곤 합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제가 상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꽃잎을 터뜨리는 친구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그 전까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색깔을 보여주던 꽃송이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또다시 깨닫게 된 것은, 세상의 아름다움 가운데는 우리가 아직 확인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게 너무나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며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그들을 보며, 저 또한 궁궐의 아름다움을 더욱더 열정적으로 만나고 담으며 기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의 사진이 열정적 소통을 기념하는 사진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이런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언젠가 궁궐에서 대화하듯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을 보시면 바로 제가 떠오르도록 저 또한 제 자리에서 열정적으로 제 인생의 한 컷을 담아보겠습니다.이 글을 통해 저를 만나는 모든 분들도 각자의 건강한 꿈을 행복하게 촬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2년 9월 18일

궁미남의 사진 생각

 

(추신)

경복궁2022-24 [20220725]

올해만 경복궁을 24번째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건물 그 자체보다 물에 일렁이는 물그림자,여름을 상징하는 연꽃, 그리고 가을로 향하는 꽃잎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할 일을 거의 마무리한 연꽃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잠시 소감을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연꽃 마이크
마이크를 잡은 연꽃은 어떤 노래를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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