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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행

궁중문화축전, 그 시작을 알리다

by 궁미남(궁궐에 미친 남자) 2022. 9. 30.

보물 수정전 구름
경복궁 수정전 위쪽으로 구름이 힘차게 솟구친다. 고 모습이 마치 2022년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축전을 축하하는 것 같다.

 

궁궐 건물이 축하하는 모습을 보셨나요?

 

누군가가 우리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혹시 한글, 고려청자, 아니면 금속활자라고 답하셨나요?

물론 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 문화유산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저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화유산은 바로 궁궐입니다.

아시다시피 궁궐은 왕조국가였던 조선의 임금님들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고 임금님과 신하들이 국가의 중요한 안건들을 결정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곳이다 보니 궁궐은 매우 크고 위엄이 있으면서 동시에 세련된 건물들로 가득하고, 정원과 연못 등 경관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사실상 궁궐은 멋지고 아름다운 것들을 모두 모아 놓은 종합 선물세트라고 할까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궁궐을 찾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아름다움에 빠져듭니다.

첫 번째 사진의 주연을 맡은 건물은 수정전이라는 곳인데, 이곳은 원래 한글[훈민정음] 창제와 관련이 깊은 집현전이 있던 곳입니다.

바로 그곳에서 마치 깃발이 휘날리기라도 하듯 구름이 펼쳐지기에 재빨리 촬영을 해 보았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이렇게 멋진 구름은 순식간에 이동하기 때문에 그 순간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멋지다고 느끼는 순간 바로 사진기로 담아내야 합니다.

궁궐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순간 포착이 중요하다는 걸 매번 느끼곤 하는데 이번에도 그랬답니다.

수정전 앞에서 이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느낀 감정은 '오늘 작품사진 하나 찍었다! 너무도 만족스럽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2022년 10월 1일부터 궁중문화축전이 시작되니 어쩌면 수정전이 그 일을 축하하고 싶어서 지나가던 멋진 구름을 잡아끌어 함께 기념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답니다.

 

보물 향원정 향원지
향원정이 보이는 곳에 설치된 궁중문화축전 안내판

 

궁궐에서 하는 축제, 만나보셨나요?

궁중(宮中)이란 말 그대로 '궁궐 내부'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궁중에서 열리는 문화축전이란 결국 궁궐 내부에서 다양한 문화축제를 준비했다는 말이지요.

물론 여기서 문화축제라 함은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그런 프로그램일 겁니다.

이 축전의 슬로건은 '오늘, 궁을 만나다'인데, 공연이나 전시를 비롯해 체험과 의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저도 이 축전을 해마다 둘러보곤 하는데요, 조선의 5대 궁궐과 종묘 및 사직단에서 진행되는 다채로운 행사를 지켜보며 문화예술을 해석하는 방식, 우리 전통문화와 현대적인 요소들을 연결하는 기획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 경복궁에서 열린 축전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승무를 추는 분의 춤사위가 함원전이라는 전통 건축물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멋을 완성하는 모습에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이 함원전(咸元殿)에 대하여 설명한 안내판을 보면 불교 의식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숭유억불() 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조선의 법궁에 불교의식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여 처음에는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이렇게 불교와 관련이 있는 건물 앞에서 승무를 선보인 그 기획이 무척 참신해 보였습니다.

저는 자주 궁궐을 방문하다 보니 궁중문화축전을 준비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는데요, 국보 경회루 앞에서 이루어지는 공연도 연못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활용하여 좀 더 멋진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전에 경복궁을 만나보았던 분들이 계시다면 아마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궁궐이 전하는 아름다움을 만나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궁중문화축전에서는 궁궐이라는 우리 문화유산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관람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전해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축전은 10월 1일부터 9일까지 이어지니 우리 궁궐문화나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평소 관심을 가졌던 궁궐이나 종묘, 사직단을 찾아 다채로운 기획과 만나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9월의 마지막 날에 만났던 경복궁을 10월 1일 다시 방문하려 하는데요, 축전의 첫날 경복궁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2022년 9월 30일

지금궁궐 022

궁미남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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