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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송현, 궁궐을 만나는 법 열린 송현,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열리다 '열리다'라는 말은 주로 닫혀 있던 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쓰이는 말입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열린 송현'이라는 이름으로 개방된 공간도 제법 오랫동안 안쪽이 보이지 않는 울타리로 닫혀 있다가 이번에 새로 개방되었기에, 제법 어울리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 공간이 주목 받아야 할 까닭은 단지 오랫동안 닫혀 있다가 열렸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관심을 가질 만한 당연한 이유가 있는데요, 저는 이 글을 통해 '열리다'라는 뜻을 품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 공간, '열린 송현'에 대하여 지금부터 자세히 소개하려 합니다. 열린 송현이 특별한 까닭은 바로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과 정궁 역할을 한 창덕궁 사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 2022. 10. 19.
특별한 순간을 포착하는 법 1. 규칙적으로 반복하라 "어떻게 이런 장면을 담아낼 수 있었나요?""전문적으로 사진이나 그림을 배운 적이 없다는데 대체 비결이 뭔가요?" 주로 제 궁궐 사진과 그림을 보신 분들이 신기하다며 이렇게 물어보곤 합니다.그때마다 저는 가장 먼저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3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꾸준히 궁궐을 방문했더니 멋진 장면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바로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의 위력입니다. 마음속으로 굳은 결심을 하고 시작하더라도 채 사흘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말로 '작심 삼일'이라는 격언까지 있으니, 규칙적이고 꾸준히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되는데요, 그것은 바로 어려운 것을 해냈을 때 반드시 소중.. 2022. 10. 11.
발견과 소통, 아름다움과 통하다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궁궐을 테마로 벌써 세 차례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이렇게 행사를 준비했을 때 전시장을 찾아주신 관람객들은 자연스레 두 가지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칭찬과 축하로 힘을 실어주신 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작품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곤 하셨지요.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끊임없이 궁궐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아름다움이 저절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첫눈에 바로 와닿는 아름다움도 있었지만, 저의 경우에는 오랫동안 사귀며 소통하는 가운데 특별한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제가 발견한 아름다움들은 깊이 살피고 들여다보기 전에는 대부분 평범하게 지나칠 수 있는 그런 아름.. 2022. 10. 7.
반영, 서로를 비추는 거울에 관하여 물이 있는 곳이면 반드시 나타나는 단골손님 어릴 때 물가에서 제법 놀아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바로 바람 한 점 없는 날에 넓게 펼쳐진 못으로 주변 산과 숲이 비치는 모습이죠. 특히나 곱게 단풍이 든 날에 울긋불긋한 가을이 물가로 내려오면 지켜보던 사람들의 탄성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우와! 예술이다, 예술!" "오늘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 그럴 때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감동의 목소리에 응원을 받아서인지 물그림자는 더욱 곱게 물듭니다. 제가 이번 무대의 올릴 주연이 누군지 벌써 알아차리셨다고요? 그럼 더 늦기 전에 그를 소개해야겠습니다. 경복궁의 두 연못을 물들이는 멋진 주연인 물그림자, 반영(反映)을 소개합니다. 한자어 반영은 빛이 반사되어 비치는 것을 말하는데 제가 이.. 2022. 10. 7.
대한민국 전통문화, 이음과 겹침으로 말하다 전통건축이 보여주는 이음의 미학 BTS로 대표되는 케이팝(K-POP)과 등의 케이드라마(K-DRAMA), 등의 케이무비(K-MOVIE) 열풍이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요즘 외국인들이 우리 대한민국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우리나라는 한복이라는 전통복식을 비롯해 부채춤과 같은 전통무용, 아리랑과 같은 전통민요, 불고기 및 김치 등의 한류 음식으로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왔는데요, 최근에 케이팝이 세계적인 주류 음악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의 더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외국인들과 소통할 기회가 자연스레 늘어나게 될 텐데요, 여러분들은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전통문화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 2022. 10. 5.
구중궁궐의 괴석에 사랑이 숨어 있다고? 괴상하게 생긴 돌, 괴석을 아시나요? 괴석(怪石)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괴석은 '괴상하게 생긴 돌' 혹은 '기이하게 생긴 돌'이라는 뜻입니다. 관상용 자연석을 뜻하는 수석(壽石)이라는 말은 익숙하게 다가오지만 괴석이라는 이름은 왠지 낯설기만 합니다. 의미는커녕 그 이름조차 낯설기에 더욱 괴상하게만 느껴지는 돌. 이렇게 특이한 이름을 한 친구가 바로 이 글의 주인공입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모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궁궐을 찾은 분들이라면 궁궐 곳곳에서 기다렸다는 듯 얼굴을 내미는 울퉁불퉁 바위들을 보셨을 거예요. 이 친구들이 뭔가 특별하게 보이는 까닭은 대부분 화강석을 정교하게 깎은 장식용 받침대 위에 놓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괴석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 2022. 10. 4.
고궁에서 느끼는 보물의 존재감 창경궁의 보물, 통명전의 아름다움 우리나라 창덕궁과 종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창덕궁의 경우 자연과 조화를 이룬 건물 배치 등은 비교할 만한 것을 찾기 힘들 정도로 멋스럽고, 종묘의 정전은 비슷한 시기에 건축된 목조건물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이런 문화유산들뿐만 아니라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수준 높은 문화재들이 많은데요, 창경궁에도 국보 인정전과 보물 통명전이 그 대표적인 건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보물인 통명전과 그 아름다움을 여러분께 소개하려 합니다. 궁궐은 신하들이 업무를 보는 외조, 임금의 통치공간인 칭조, 임금과 왕실가족의 생활공간인 연조라는 세 구역으로 나누어지는데요, 그중에.. 2022. 10. 3.
사진가란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어주는 예술가 아름다운 것들은 반드시 만나야 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사진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아마 많은 분들이 아래의 두 가지 반응을 보이셨을 겁니다. 첫째,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킨다. 둘째, 자기만의 답을 하겠지만 상당히 추상적이다. 여러분은 이 두 가지 반응 가운데 어디에 속하시나요? 물론 제가 언급한 두 가지 외에 다른 반응을 보이셨을 수도 있습니다. 좀 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답변을 제시하셨을 수도 있겠지요. 사진가이자 화가이기도 한 저에게 누군가가 사진이 무엇인지 물어보신다면 아마 그때 그때 다를 겁니다. 다만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소통'입니다. 다시 말해서 저에게 사진이란 세상과의 소통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담으려고 애쓰는 저.. 2022. 10. 3.
궁궐의 왕따나무와 사진을 말하다 경복궁 왕따나무와 함께 배우는 발견의 기술 올림픽공원 왕따나무처럼 궁궐에도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홀로 선 나무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왕따나무가 많은 사랑을 받는 까닭은 그것이 왕따를 당하기 때문이 아니라, 큰 나무 한 그루가 탁 트인 공간을 배경으로 고고하게 홀로 서서 아름다움을 증폭시키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솔직히 왕따나무에 대해 알아보려는 것은 아닙니다. 경복궁에 있는 또 다른 왕따나무를 통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려는 것이랍니다. 그러면 도대체 아름다움을 어떻게 발견해야 할까요? 아름다움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런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내는 비법이 있는 걸까요? 궁궐을 오랫동안 만나며 그 아름다움과 소통해온 저에게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저는 '비법.. 2022. 10. 2.
한옥과 전통 정원의 아름다움 자연 친화적이자 인간 친화적인 한옥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을 비롯하여 여러 궁궐들은 통치자인 임금이 대소신료들과 나라의 중요한 일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통치공간이기도 했지만, 왕실가족은 물론이고 궁궐에서 일하는 궁녀나 환관들의 일터이자 생활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역사적인 공간을 13년에 걸쳐 둘러보면서 저는 자연스레 한옥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저에게 이렇게 묻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도대체 한옥이 어째서 아름다운지 궁금하다고 말이지요. 그럼 지금부터 궁궐을 중심으로 한옥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세세하게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궁궐의 건물들도 마찬가지지만 한옥을 볼 때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넓은 마루입니다. 저는 어릴적에 한옥 마루에서 생활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런 궁궐 .. 2022. 10. 2.
궁중문화축전, 그 시작을 알리다 궁궐 건물이 축하하는 모습을 보셨나요? 누군가가 우리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혹시 한글, 고려청자, 아니면 금속활자라고 답하셨나요? 물론 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 문화유산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저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화유산은 바로 궁궐입니다. 아시다시피 궁궐은 왕조국가였던 조선의 임금님들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고 임금님과 신하들이 국가의 중요한 안건들을 결정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곳이다 보니 궁궐은 매우 크고 위엄이 있으면서 동시에 세련된 건물들로 가득하고, 정원과 연못 등 경관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사실상 궁궐은 멋지고 아름다운 것들을 모두 모아 놓은 종합 선물세트라고 할까요? 상황이 이.. 2022. 9. 30.
창경궁 명정전 봉황, 미켈란젤로 아담의 창조와 통하다 아름다움은 자연과 예술로 말한다 창경궁과 명정전 대한민국 이전에 우리 역사에서 가장 가까운 왕조국가는 조선이었습니다. 덕분에 국왕들의 생활공간이자 통치공간이었던 궁궐이 서울에 자리해 있지요. 대표적인 궁궐로는 법궁인 경복궁이 있고, 조선시대에 경복궁의 동쪽에 있다고 하여 동궐로 불렸던 창덕궁과 창경궁이 두 번째로 명함을 내밉니다. 창덕궁은 임진왜란으로 궁궐들이 모두 불에 탄 뒤 가장 먼저 복구되어 사실상 정궁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1867년 경복궁이 275년 만에 재건되기 전까지 조선의 많은 국왕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궁궐이었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함께 만나볼 곳은 창덕궁이 아니라 바로 그 옆에 자리한 창경궁입니다. 창덕궁과 창경궁은 응봉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자연친화적인 궁궐인데요, 창경궁은 일제강점기.. 2022.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