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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행

창의적 캘리로 완성한 가을색

by 궁미남(궁궐에 미친 남자) 2022. 9. 25.

창의적 캘리그라피
선비미소체로 완성한 작품 '가을색'

 

 

가을을 캘리그라피로 표현한다면
어떤 색깔, 어떤 모양으로 할까?

 

그림과 글씨가 조화를 이루는 캘리

궁궐에 미친 남자, 저 궁미남은 지금까지 1,166번에 걸쳐 제 몸에 깃든 손글씨와 캘리그라피를 표현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그중에서 가을이라는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캘리그라피를 완성하기 위해 궁리를 해보았답니다.

그 결과 세 글자 '가을색'이라는 글자에 단풍잎 하나를 초대하여 저만의 표현으로 완성해 보았습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캘리그라피라고 할까요?

저는 제가 추구하는 캘리그라피를 창의적 캘리그라피라고 소개합니다.

현재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익숙한 문자로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많은 캘리그라피들이 다양한 물감이나 도구로 이미지를 그려 문자와 함께 완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의미 있는 문구를 먼저 정한 뒤 그것에 어울리는 제가 고안한 서체를 선택한 뒤, 글씨와 그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캘리그라피로 완성합니다.

이것이 앞에서 언급한 저 궁미남표 창의적 캘리그라피입니다.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캘리그라피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완성하는 것으로서, 문자와 그림을 하나의 캔버스나 종이에 올려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소통하며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특별한 캘리그라피입니다.

이번 작품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길지 않으면서도 가을의 느낌을 강렬하게 전하는 '가을색'이라는 세 글자를 먼저 선택했습니다.

그 뒤 가을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떠올리며 제가 고안한 선비미소체를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이 서체는 우리가 미소를 지을 때 초승달을 닮은 눈매에서 착안하여 만들어낸 캘리그라피 서체입니다.

여기서 저는 '가을'과 '색'의 색채를 달리하고, 둘의 마지막 획과 처음 획을 하나의 자음[시옷]이 공유하도록 처리했습니다.

그런 뒤에 단풍잎을 '을'의 이응[ㅇ] 자리에 초대하여 창의적인 캘리그라피를 완성했습니다.

 

가을에는 역시 단풍이지!

제가 이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하게 된 것은 가장 가을다운 느낌을 캘리그라피로 담아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범하고 진부한 캘리그라피, '에이, 또 비슷한 거네!'라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런 고민 때문에 궁리에 궁리를 거듭한 끝에 가을을 대표하는 화려한 단풍잎, 떨어지는 낙엽을 닮은 서체, 그리고 이를 절묘하게 연결하는 장치 등을 고안하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가을이면 뭐가 떠오르지?" 하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당연한듯 "단풍!"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단풍이라는 매개체를 작품으로 초대하여 소토의 폭을 넓히되, 줄기에 붙은 나뭇가지가 서로 연결되듯 '가'의 마지막 획을 '을'의 두 번째 획이 공유하고, '을'과 '색'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이었습니다.

단풍잎으로 이응[ㅇ]을 대체하여 캘리그라피를 완성한 것도 오직 글씨만으로 캘리그라피를 먼저 완성한 뒤 그저 빈 여백에 단풍잎이나 은행잎을 그려넣는 방식은 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상상과 궁리, 획과 획 사이의 관계설정을 통하여 화려한 단풍잎과 독특한 서체의 글씨가 멋스럽고 유기적으로 결합된 작품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창의적 캘리그라피가 세상에 태어난 것이지요.

 

누구나 가능한 창의적 캘리그라피

정리하자면, 제가 추구하는 캘리그라피는 문구와 서체, 그림이 각자 자기만의 매력을 지닌 채 하나의 조화로운 집을 완성하는 독창적인 캘리그라피입니다.

시간과 노력만 기울이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그런 비슷비슷한 캘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상상하고 궁리하며 세상의 아름다움과 그 특별한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 매순간 모든 것을 쏟아붓는 예술가적인 삶에서 우러나온 것입니다.

'아, 특별하다!', '너무 기발하다!', '이런 작품을 보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라고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그런 작품, 그런 캘리그라피 말입니다.

저 궁미남은 이렇게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세상 단 하나뿐인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창의적인 작품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요?

그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애정어린 관심을 기울이며 끊임없이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분이라면  세상 아름다운 작품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캘리그라피를 배워본 적 없이 독학으로 여기까지 왔거든요.

이런 방식으로 예술과 동행한다면 분명 가능할 겁니다!

저와 함께 이 아름다운 창의적 캘리의 세계로 들어가 보지 않을래요?

자, 함께하시죠!

 

2022년 9월 25일

궁미남 이호준의

캘리 생각

 

(추신)

이번에 이 작품에 쓴 '선비미소체'는 웃을 때 눈매가 초승달처럼 살짝 구부려지는 것에 착안하여 고안해낸 서체입니다.

쓰고자 하는 글이나 글씨의 느낌을 보고 서체를 고르게 되는데요, 이번에는 단풍잎이 선과 색의 변화가 많기에 상대적으로 단순한 서체를 선택했어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넘나들며 캘리그라피를 하다 보면 살아가는 일상이 무척 즐거워지더라고요.

일기를 쓰더라도 조금은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하게 되니 말입니다.

앞으로도 궁미남의 창의적 캘리로 자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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