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여행

덕수궁의 여름을 밝히는 꽃들

by 궁미남(궁궐에 미친 남자) 2022. 9. 22.

석조전 배롱나무 백일홍
대한제국역사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덕수궁 석조전

 

여름의 궁궐에도
꽃이 피었네

 

셀카 기념사진
여름꽃 백일홍과 함께 독사진을 담아본 궁미남

 

1. 궁궐의 여름, 그 대표는 나야 나!

사계절을 통과하며 궁궐을 만나다 보면 궁궐에 깃든 수많은 의미 있는 존재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굳이 국보나 보물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궁궐에는 역사적인 사건들과 가치 있는 문화를 품은 수많은 존재들이 많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저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잠깐만 머물다 가려던 계획이 그 특별한 존재나 장소, 경관과 마주하면서 하루 종일 같은 궁궐에 머물 때도 있었답니다.

심지어 궁궐이 품은 존재들은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기에 무척 놀랄 때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수양벚꽃이 만발하는 덕수궁의 봄이 무척 아름답지만 여름에는 비슷한 곳에 자리한 배롱나무에서 분홍빛 꽃이 오랫동안 계절의 불을 밝히며 아름다움을 빛냅니다.

계절은 우리의 예상과 달리 소리 소문 없이 오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느 날 방문한 궁궐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경관을 마주하게 되면 그 황홀함 때문에 어디로 눈길을 줘야 할지 망설일 때도 많습니다.

그만큼 궁궐의 사계절은 각각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데요, 이번에 소개할 궁궐의 여름 또한 다른 계절에 못지않게 무척 매력적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물어볼게요.

여러분은 여름을 어떤 색깔이나 이미지로 기억하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한 답을 해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름날에 궁궐을 찾게 되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어 놀라곤 합니다.

여름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 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푸르고 푸른 숲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궁궐에서 여름을 밝히는 어여쁜 꽃들을 보게 되면 무척 신기하게 여기거나 당혹스러워하기까지 합니다.

아마도 봄에 피어나는 꽃들의 이미지가 너무도 강렬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말이 나온 김에 궁궐의 여름을 대표하는 꽃들을 언급하자면 백일홍, 능소화, 연꽃, 수련 등이 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 주연으로 초대한 것은 바로 나무 백일홍으로 알려진 배롱나무 꽃입니다.

 

창살 전통건축 한옥 궁궐
덕수궁 전통건축에 사시사철 피어 있는 꽃들

 

2. 여름의 색에 반하다

덕수궁의 여름도 배롱나무 꽃으로 화려하게 피어나는데요, 그중에서 석조전 앞에는 두 그루 배롱나무가 이 멋진 건물을 지키기라도 하는 듯 당당히 서 있답니다.

여름을 알리며 피어나기 시작했다가 계절과 함께 떠나가는 배롱나무 꽃.

그토록 오랫동안 피고지는 배롱나무 꽃들을 보며 사람들은 이 꽃송이가 100일 동안이나 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백일홍이라는 멋진 세글자 별명으로 부르기도 하지요.

때로는 연분홍으로 활짝 웃고, 좀 더 깊은 생각에 빠진 친구들은 진분홍으로 여름을 환하게 밝히지요.

그야말로 '여름의 색이은분홍이다!'라고 선언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주황색 여름꽃
궁궐의 여름을 대표하는 또 다른 꽃, 능소화

 

3. 여름다운 궁궐을 만나는 법

경복궁, 창덕궁을 비롯하여 이번에 소개한 덕수궁이나 창경궁 등을 찾아 여름꽃과 마주하며 추억을 남기는 것은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여름다운 궁궐을 만나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여름꽃으로는 방금 소개한 배롱나무 꽃 외에도 주황색 고운 빛깔의 능소화도 있고 다양한 모양과 빛깔로 피어나는 연꽃, 그리고 수면과 맞닿아 피어나는 수련 등이 있습니다.

참고로 능소화는 덕수궁 중화문 옆과 석조전 서관 옆에서 만나실 수 있고, 이 무렵 덕수궁의 정문인 대한문 옆 연못에는 노랑어리연이 작은 꽃송이를 터뜨립니다.

이제 가을이면 궁궐마다 단풍이 눈부시게 물들겠지요.

그날이 오면 궁미남은 궁궐의 가을을 담아 그 멋과 아름다움도 하나씩 소개해 보겠습니다.

 

2022년 9월 19일

궁미남의 여름 생각

 

(추신)

덕수궁2022-19 [20220727]

올해로 벌써 덕수궁을 19번째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여름날의 덕수궁을 배롱나무 꽃과 함께 소개해 드렸는데요, 대한제국이 출범한 궁궐로 큰 의미가 있는 이 궁궐은 서울특별시청 인근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월요일은 휴궁일이며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개방하는데요, 저녁 8시까지는 표를 구입해야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10월에는 궁중문화축전이 있으니 궁궐의 다양한 행사를 경험하며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